박형진

복제는 원본을 똑같이 만드는 것으로, 원본 없는 복제는 있을 수 없다.하지만 가상 이미지의 등장으로 복제와 원본이 가지던 명백한 위계질서가 희미해 지는데, 이것을 장 보드리아르는 대상을 모방하고 재현하는 미메시스(mimesis)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실제 대상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는 시뮬라시옹(simulation)이라 하였다. 본인의 작품세계는 바로 이 시뮬라시옹에서 출발하는데, 본 작품의 가상 이미지는 전통적인 예술의 이분법적인 진짜와 가짜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만들어 내어 가시화하고 있다.실재와 가상을 구별하는 형이상학이 사라진 시뮬라시옹의 시대에 본 작품의 가상 이미지는 무엇이 실재이고 가상인지 구분하고 선을 긋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하면서, 이같은 전통적 관점의 실재와 가상에 종말을 고하는 동시에 가상 세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 

 첨단 기술의 발전은 현시대에서는 그리 놀랄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세상을 편리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은 기술을 발전시켰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여러모로 현시대 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편리한 것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기술로 인해 무한한 복제가 가능하게 되면서 원본성의 상실과 함께 끝없이 재생산되는 ‘가짜’가 넘쳐나게 되었다. 우린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끝없이 재생산되는 가짜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이는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許多)하고, 대부분이 진짜인 것처럼 무관심하게 지나칠 때가 많다. 이제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짜가 판치는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진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가짜에 물들어 간다. ‘진리의 회복’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본인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나비, 물고기(금붕어), 꽃 등이다. 나비는 인간의 영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듯 욕망과 욕심을 쫓는 영혼이다. 나비는 꽃을 쫓아야 당연한데 가짜로 넘쳐나는 욕망을 쫓는다. 그에 반해 허공의 물고기는 구원받은 영혼을 상징한다. 자유로운 나비에 비해 물고기는 폐쇄적인 어항의 물속에 갇혀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어항 속의 물고기는 누군가에게 관리받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마치 우리 인간과 닮아있다. 우리는 절대자(하나님/예수님)의 보호아래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인데 말이다.. 하지만 어항에서 자유로워진 물고기는 절대자의 구원받은 영혼을 의미한다. 이런 구원받은 영혼(물고기)은 나비처럼 허공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진정한 진짜를 쫓게 된다. 어느때부터 우리가 부정하며 잊고 살았던 절대자(꽃)를...

꽃은 절대자(하나님/예수님)를 상징한다. 영원한 진리(The Eternal Truth)인 절대자의 말씀이다. 꽃은 자연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존재처럼 여겨진다. 이는 절대자와 닮아있다....

절대자에 의해 창조 되어진 생명체 중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존재, 꽃은 아마도 절대자를 모본(母本)으로 창조하지 않으셨을까...